[청년이 희망이다] 공학도가 개발한 '문어 빨판 패치'…K-뷰티 이끈다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아무리 좋은 화장품이라도 피부층을 뚫고 들어가지 못하면 소용없는데 이 패치는 피부층에 물리적으로 공간을 만든 뒤 그 안으로 화장품이 스며들어 최대한의 효과를 내도록 돕습니다.

"미용업계 전문가도 아니고 화장품을 자주 사용하는 여성도 아닌 공학을 전공한 미혼 남성인 박형기(33) 미메틱스 대표가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산학협력센터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문어 빨판 흡착 패치제에 관해 설명했다.

이 패치제에 적용된 기술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문어 다리의 빨판에서 따왔다.

문어의 빨판은 둥근 돔 형태로 빨판을 표면에 놓으면 밀폐된 공간이 생긴다. 문어가 빨판 주변의 근육을 수축시키면 밀폐된 공간의 압력이 감소해 흡입력이 발생하는 음압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 패치제의 피부에 닿는 면에는 지름 3㎜ 이하인 작은 돔들이 붙어있다. 피부에 화장품을 바르고 그 위에 패치제를 붙이면 문어 빨판처럼 돔들이 음압을 발생시켜 화장품의 흡수력을 높이도록 고안됐다.

박 대표가 2022년 설립한 미메틱스는 이처럼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술을 개발하는 자연모사 기반 스타트업이다.

문어 빨판 흡착 패치제는 박 대표의 스승이자 미메틱스의 기술 자문을 맡고 있는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방창현 교수 연구팀이 2015년부터 연구하기 시작해 2017년 특허를 냈다.

미메틱스는 이를 상용화해 내년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미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과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상태이다.

문어 빨판 흡착 패치제[미메틱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 대표는 "제가 성균관대에서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그때 지도교수가 방 교수님으로 미메틱스도 함께 창업했다"며 "교수님이 원천 연구를 하고 제가 연구 결과를 사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박 대표는 치과재료 업체에서 근무하던 회사원이었다.

당시 그는 치아 색은 사람마다 제각각인데 충치 치료 등에 쓰이는 치과용 충전재인 레진은 색이 한정적인 상황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박 대표는 "환경에 따라 색이 변하는 카멜레온에서 영감을 받아서 주변 치아 색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카멜레온 레진을 개발했다"며 "이후 치과재료 업체를 그만두고 자연모사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때 박 대표는 자연모사 분야와 관련 있는 화학공학 박사 과정과 창업을 동시에 하고자 했지만, 여러 대학에서 거부당했고 유일하게 성균관대가 허락해 방 교수의 제자가 됐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그는 이후부터 줄곧 수원에서 생활하며 미메틱스를 이끌고 있다.

박사 학위를 받고도 수원을 떠나지 않는 이유를 묻자 박 대표는 "수원은 대도시여서 인프라가 좋고 제품을 개발, 판매하려면 여러 업체 관계자와 물리적으로 만나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원은 서울과 인천, 남부지방까지 어디를 가기에도 편한 교통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수원기업 IR데이 수원.판(PANN) 1기' 행사서 발표하는 박형기 대표[미메틱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에도 성균관대 창업지원단에서 해외 진출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어줬고 수원시청도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부스를 마련해주는 등 여러 지원을 해주고 있어서 이곳을 떠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팔달구 행궁동에서 5억원의 투자금으로 문을 연 미메틱스는 최근 영통구 이의동으로 본사를 옮겼다. 박 대표에 따르면 현재 기업가치는 150억원에서 200억원 사이이다.

올해 5월에는 유망 중소·벤처·창업 기업을 발굴해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하는 수원시의 '수원기업 IR데이 수원.판(PANN) 1기'에서 참여 기업 60개 중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메틱스가 문어 빨판 흡착 패치제에 이어 개발 중인 다음 자연모사 아이템은 벌침에서 차용한 경피 흡수용 미세 바늘이다.

박 대표는 인류가 생존, 발전하는 데 자연모사 연구가 길을 제시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인류는 중대한 문제가 생겼을 때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데 그중에 자연모사를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조직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며 "그런 조직을 만드는 게 일차 목표이고 이후엔 원천 연구를 지원하는 센터를 세워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향해서는 "성과나 그동안 받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다"며 "창업은 꼭 서울에서 할 필요는 없고 오히려 요즘은 지방으로 가는 게 기회, 혜택도 많고 경쟁도 상대적으로 덜 해서 이득이 많다"고 조언했다.

최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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